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14. 꼼꼼한 기록 야무진 살림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8/28

그거 해마다 수첩 큰 거 주잖아. 어~, 다이어리. 지금 오래됐는데 우리 시숙 대기업 다니니까 받아서 썼지. 또 농협에서 그거 나와, 가계부. 월로 일로 다 나오잖아. 거기다 쓰니까 십상 좋아여. 그전에는 내가 뭐 신랑이랑 싸웠다 그러면 다이어리 넓으니까 한참 많이 썼거든. 근데 그렇게 쓰는 거는 줄어졌지. 칸이 좁으니까 간단간단 요점을 쓰는 거지. 
   
   
그 요점에 많은 말이 다 들어있는 거야. 글 밑에는 돈 지출한 거 얼마 쓰고, 곗돈 낸 거 안 냈나 냈나. 응~, 옛날에 친목계 해서 냈는데 어쨌네 뭐~ 하면서 안 냈대. 내가 가계부 쓴 거 갖다가 보여줬어. “봐, 봐!” 그러니까 “어머 냈네!” 이러는 거야. 그런 것두 있어~.
   
   
내가 여기서 언니들, 이제 우리하구 또 나보다 한 살 아래 다섯 집이 내우 부부동반 해서 열명이 여행을 가려구 했어. 여행적금통장을 딱 만들어 가지구 달달이 돈은 나한테 줘. 그럼 내가 은행에 갖다 넣지. 2년을 모아서 놀러를 가는데, 5만 원씩 1년이면 60만 원밖에 더 돼? 시골에선 그것두 커~. 2년이면 120만 원이잖아. 이자 빼고. 그럼 80만 원씩을 더 내는 거야. 그럼 200(만원)이잖아. 그럼 1인당 100만 원씩 동남아는 다 갈 수 있어.
   
   

이제 여행을 간다니까 집에서 자꾸 회의를 하구 모이게 되잖아. “언니, 우리 집 와서 차 한잔 해~.” 해서 모여. 
우리 집 부엌 식탁이 커. 거기 다들 앉아가지구 내가 가계부 딱 갖구 와서 보니까, 언니들이 (언니들한테 내가 일기 쓰고 뭐 그런 얘기는 안 하지.) “어머, 세상에 상민이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꼼꼼하냐? 보면 덜렁거리고 남자 같고 그런데.” 그러구서 살림살이 하는 거 보면 놀래지. 야무지게 하니까. 눈으로 보이잖아, 집에 와보면.
   
   

우리 동네 5만 원씩 2년 모은 걸루 그때 여자들끼리만 백두산 갔어. 이제 장춘 그 공항에 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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