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파트1이 2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 - '아이러니'에 대해 알아보자

송지연
송지연 인증된 계정 ·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2023/03/15
<더 글로리> 파트1이 2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 - '아이러니'에 대해 알아보자

※ <더 글로리> 파트2의 결정적 스포일러라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스포가 포함된 리뷰도 조만간 따로 올릴 예정입니다.
   
  어느 드라마가 재미있다면 그것은 왜 어떤 원리로 재밌을까. 우리가 드라마를 볼 때 재미를 느끼게 되는 서사적 장치가 따로 있진 않을까. 독자나 시청자가 드라마에서 재미를 느끼는 요소야 많고도 다양할 테지만, 이야기라는 모방예술에는 일정한 작동의 기법과 원리가 있기 마련인데,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작품일수록 그것이 정형화되고 패턴화된다. 삶의 균형을 잃은 주인공이 그 불균형을 회복시키고자 투쟁하는 스토리는 대중서사의 잘 알려진 기본 골격이며, 좀비물이나 범죄스릴러처럼 몇 가지 세부적 규칙성이 여러 작품들 안에 반복되면 장르로 불리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더 글로리>의 파트2가 파트1에 비해 덜 재미있게 느껴졌다는 반응들이 일부 있다. 더 세고 더 강력한 사이다가 아니어서 실망했다는 섣부른 말은 자신의 평가에 대한 논거를 치밀하게 세우지 못한 사람들의 설익은 논평이라고 이해해줘도 좋을 듯하다. 그들도 막상 문동은이 쇠망치나 전기톱을 들고 피튀기게 복수하는 모습을 목도했다면 황당하고 어이없었을 테니까. 그뿐인가, 그녀도 연쇄살인마가 되어야 한다. 글로리가 마피아 빈센조나 재벌집 막내딸도 아니고서야 이야기가 그렇게 가면 곤란해진다. 그저 기대감에 비해 덜 재밌다는 기분이 드는데 그걸 다르게 표현할 길이 없어 익숙하고 만만한 말을 대뜸 가져다 붙이게 되는 경우리라. 물론 복수는 역시 테이큰 스타일이지 하는 취향 차이일 수도 있고. 대부분의 팬들은 드라마의 내적 완결성과 후련한 복수가 주는 쾌감에 대해 환호하고 상찬하는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솔직히 나도 파트1이 2보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내가 파트1을 더 재미있게 느낀 것은 복수담에 아이러니가 활용된 서사적 맥락 때문이지, 파트2가 파트1에 비해 심각하게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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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대중서사문학, 문학과 영화예술 등 인문교양과목을 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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