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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죽이는 '오염의 외주화'

오늘 아침에는 한국일보의 기획기사 시리즈 '국가가 버린 주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동안 총 8부작으로 연재된 기획기사였는데, 오늘 마침표를 찍었네요. 해당 시리즈는 소각로, 공장, 매립장과 같은 시설을 떠맡게 된 지역 주민들이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어요. 이런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요. 

어느 곳에 사느냐는 권력의 척도가 됐다. 문화 혜택과 높은 집값을 누리는 서울 등 대도시를 떠받치려, 소각로·공장·매립장은 인구가 적은 주변부로 떠넘겨진다. 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은 살고 있고, 이들은 오염으로 병에 걸리고 목숨을 잃어간다. 

오늘 올라온 마지막 기사에서는 그간 한국일보가 만나온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많이 실렸어요. 환경부와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고, 환경 검사 또한 대충한다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출처: pixabay

마을 주민 37명 중 12명이 암환자인데도 그런 태도를 취한다니... '그래서 어떻다는 겁니까. 어느 정도로 해가 간다는 건지 주민들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이래서야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말하는 주민은 어떤 심정일지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으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은 떠나고 싶어도 집이 팔리지 않아 떠나지도 못하는 실정이래요.

결국 오염과 위험을 지방으로 외주줬기 때문에 그동안 내가 서울의 풍요로움을 누리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떠받치고 있었던 거예요. 지방 문제라고 하면, 저는 안이하게 '인프라 부족' 정도를 떠올리곤 했는데... 인프라에 앞서 아프지 않게, 죽지 않게 해주는 게 먼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천히 기사들을 읽으면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생각나기도 했네요. 시간이 나시면 나머지 시리즈 기사들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