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2] 은퇴 없다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7/14
 후덥지근한 여름 장마철, 선풍기 하나로도 견딜만한 나이가 되니 잠도 보약이다.
일찍 잔 탓도 아닌, 모기 한마리가 나를 깨운다. 두 세번 헛손질로 놓쳐 버린 모기 때문에 잠자기는 글렀다. 
[얼에모2] 마지막 키워드는 은퇴다. 여태 생각도 안 해본 은퇴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떠올린다.

 은퇴라는 무대에 개미와 베짱이가 등장한다. 개미는 열심히 성실을 등에 지고 날랐다. 베짱이 노랫소리에 흥 돋우며...겨울이 뜨거워져 모아 놓은 양식들이 썩기 시작하고, 베짱이는 여전히 노래 만 부른다.
이게 말이 되냐고? 말이 된다! 내 얘기니까.

 자라면서 내가 본 아버지는 늘 같은 시간 출근하고, 같은 시간 퇴근하는 걸 보아왔다. 누구나 다 그런 줄 알았다. 그 흔한 이직 한번 없었던 직장을 정년 퇴직하고, 월급쟁이 생활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던 엄마의 성실로 그나마 두 분의 노후는 걱정 없었다. 그런 삶을 당연하게 여긴 나도 대기업 다니던 월급쟁이 총각과장과 결혼을 했다. 

 하지만, 남편은 괜한 노후걱정을 하며 잘 다니던 직장을 더 줗은 조건으로 옮기더니, 또 옮기고, 급기야 사업을 하겠다며 또 직장을 그만 두었다. 적어도 내게 상의 한 번 한 적 없다. 꼬박꼬박 들어 오던 월급과 달리 들쑥날쑥 하는 수입으로 사십대를 보냈다. 

 아무 생각 없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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