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이 진짜? - 우리가 당황한 한국사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07/28
고려장은 부모가 늙어서 기운이 없어지면 산에 버리고 온다는 장례(?) 풍습을 가리킨다.

고려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서 고려장. 그런데 정말일까?

고려장 설화는 다음 두 가지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들 있다. 

중국 <효자전(孝子傳)>(한나라 때 유향이 쓴 책)에 나오는 원곡(原穀)의 이야기가 그중 하나다. 다들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원곡의 아버지가 원곡의 할아버지가 늙자 원곡에게 말해 산속에 갖다버렸다. 원곡이 할아버지를 앉혔던 지게를 가지고 돌아와서 그걸 왜 가져오냐고 묻자, 아버지가 늙으면 내다버릴 때 써야죠라고 답했고, 이 말에 반성한 원곡의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다시 모셔왔다.

불경 잡보장경(雜寶藏經)의 기로국연(棄老國緣)도 원전 중 하나다. 

옛날에 기록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노인을 내다버려야 했다. 그 나라의 대신은 이를 따를 수 없어서 깊은 동굴에 늙은 아버지를 숨겨두었다. 그 나라에 천제(天帝)가 뱀 두 마리를 내려보내 성별을 구분하라고 명했다. 구분을 못하면 7일 후 멸망한다고 협박을 했다. 대신이 아버지에게 해결책을 물어보았고 아버지가 알려준 방법으로 암수를 구분할 수 있었다. 천제는 계속 어려운 문제를 냈는데 그때마다 노인의 지혜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것을 알려준 것이 노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기로의 풍속은 사라졌다.

그럼 이런 이야기가 어쩌다 "고려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풍속이라고 둔갑한 것일까? 아쉽지만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1882년에 나온 그리피스(William Elliot Griffis, 1843~1928)의 <은자의 나라 한국(Corea, the Hermit Nation)>에는 고려장이 Ko-rai-chang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다.
Corea, the Hermit Nation, 83쪽
To the house of Ni belongs also the greater honor of abolishing at l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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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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