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양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1/07
꽤 싸늘하네.
아침에 방문을 열고 거실 공기를 마주하며 든 느낌이다 어제하고는 사뭇 다르다. 햇살이 비치는 걸 보니 오늘도 맑을 것 같은데 공기는 피부로 느껴질 만큼 차가워졌다. 이제부터는 가파르게 겨울로 달려가겠지.

남편 작업장에 들어서자 후끈하다. 화목난로에 나무를 잔뜩 집어넣었나 보다. 날이 제법 차가워졌긴 했지만 이 정도로 불을 세게 땔 필요까지는 없는데...  싶은 생각이 얼핏 스친다. 그렇다고 왜 이렇게 불을 많이 땠냐는 잔소리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해봤자 소용없는 말은 서로 불편해질 뿐이니까.
뜨끈한 덕분에 점순이만 살판났다. 난로 근처에서 온몸을 길이대로 쭉 뻗고 널부러져 있다.

남편은 왜 시엄니를 닮지 않았을까. 내가 한 번도 뵙지 못한 시아버님을 닮았나.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 알뜰하다 못해 인색하다 싶을 정도로 절약정신으로 무장하고 평생을 살아오신 어머님. 그런 어머님의 성향을 한 방울이라도 물려 받았다면 좀더 자제하는 삶을 살았을까. 저 사람은.

나도 뜨끈하게 보일러도 돌릴 줄 알고 화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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