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11/07
*Photo by Adam Bixby on Unsplash



집 밖을 나서는데 날이 제법 차다. 어제보다 옷을 한 겹 더 챙겨 입었는데 쌀쌀한 바람이 목을 휘감는다. 가벼운 목도리도 하고 나올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든다. 목을 잔뜩 움츠렸다. 

  안 그래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추워진다더니 진짜 그렇다. 여름이 너무 오래 지속된 탓에 이번 가을은 진짜 잠깐 왔다 가려나보다. 예상 못한 바는 아니지만, 가을을 이렇게 빨리 보내려니 아쉽다. 

  지나간 여름이 유난히도 더웠던 만큼, 기다렸던 가을이었다. 어서 가을이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 여름 내내 든 생각은 그것뿐이었다. 솔직히 너무 더워서 가을이고 뭐고 얼음 가득한 겨울 왕국으로 순간 이동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가을을 제대로 보내지 않고 맞는 겨울은 좀 별로다. 봄과 마찬가지로 가을도  충분하게 머물러 주어야 마땅한 계절이다. 여름과 겨울만 일 년 내내 지속된다고 상상을 잠시 해보니 그게 바로 지옥이다. 극과 극을 반복하는 아주 극단적인 기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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