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사색

최서우
최서우 · 북독일 엘베강가의이야기
2024/01/31
밥 량 을 줄였더니 밥이 자꾸 남아서 냉장고에 오래 머물길래 곧 처리하지 않으면버려야 할 수도 있을것 같아 급하게 누릉지 를 만들었습니다.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조금 부어 밥 이 뜨거운 불에 뉘일때 놀라지 않게 고소함을
마취제 처럼 썻습니다.

냉장고에서 나온 밥은 허옇게 창백해져 있었습니다.
버려질까 조마조마 마음을 얼마나 조렸는지 몸이 이리저리 터져있습니다.
뚜껑을 열어 잠시 진정시키고 나란히 프라이팬에 뉘였습니다.
불 의 온도는 지나치지않을만큼 적당하게 유지하여 주었습니다.

누더기 육신의 밥은 누룽지 로 곧 거듭날것입니다.
천지를 바꿀 몸으로 환골탈태 할 허연 밥을 꾹꾹 정성스럽게 누릅니다.
불앞을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두눈 번쩍 뜨고 누룽지의 구도행을 지켜보아야합니다.

수분이 빠질때 내는 치익~치익~ 하는 비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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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choi@1schumacher.de 본명 최현숙 영어강사 ,연극배우, 간호사,사주명리상담가등의 직업을거쳐 엄청깡촌인 북독일엘베강옆으로이주 폐쇄적사람들과 유배생활하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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