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씨가 목에 걸리다 이윤희

이윤희 시인
이윤희 시인 · 시민강사/ 시인
2024/01/21
감씨가 목에 걸리다
          이윤희

늦은 저녁 퇴근을 하고 배가고파 먹은 단감
목에 걸린 감씨 한 개
넘어가지도 넘어오지도 않는 딱 그 만큼의 경계
컥컥 기침을 해도 도통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뒤틀린 골목길을 지나쳐 어깨 위에
떨어지던 밤에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 힘을 써본다
눈 주위가 축축해져 가는 창틀에 고이는 검은 눈물은 달빛을 불러오고
오래 깜깜하던 생각은 괜찮다고 토닥토닥
먼 곳을 헤매다 돌아온 것 같이
맥없이 등을 기대고 누워
왜 울음의 꼬리를 쫒아 가야하는지
하품속에서 관람하는
이 거대한 배고픔에 적막이 깃든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 갈 수도 넘어 올 수도 없는 나

문예감성 10호 2014년 가을/겨울
감씨가 목에 걸리다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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