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난 영화는 인적 재난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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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4
<괴물> 공식 스틸컷

한국의 재난 영화는 대부분 인적 재난을 그린다.

그 유명한 천만 영화 해운대(2009), 그리고 백두산 폭발 상황을 가정한 백두산(2019)을 제외하면, 한국 영화에서 거대한 자연현상으로 인해 재난을 맞이하는 장면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것은 우리의 물리적 터전인 한반도 자체가 딱히 거대한 자연 재해를 맞이하지 않는 비교적 평온한 땅이기 때문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본산인 미대륙의 그 거대한 자연 현상들에 비하면, 우리의 영화 속에 포착될만한 자연적인 스펙터클은 사실 너무나 소박한 수준이다. 2010년 즈음이나 되어서야 한국에서 재난 영화들이 조금씩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재난 영화를 만들어낼 만한 산업적 규모를 갖추기 위함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자연 환경의 조건에서 비롯된 한계이기도 했을 것이다.
<2012> 공식 스틸컷
그리고 그런 ‘소박한’ 자연 환경으로 인해 우리는 재난에 대해 조금 독특한 태도를 갖게 된다. 타 대륙의 자연재해처럼 인간을 압도하여 무력하게 만들어버릴만큼 거대한 자연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재난이란 우리의 대비와 대처에 따라 충분히 그 결과물이 바뀔 수 있는 비정기적인 도전 과제가 된다. 온전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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