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소마> - 이것은 공포 영화가 아니다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4/01/22
오해가 많은 영화다. 흔히 '밝은 공포'라 하는데, 밝지도 않고 공포도 아니다. 차라리, '공포' 영화다. 마그리트의 표현을 빌려야겠다. 이것은 공포 영화가 아니다. <이미지의 배반>이 회화와 인식의 관계를 탐구한 예술론이라면, <미드소마>는 주제가 공포인 인류학 연구다. 역점은 인류학이다. 주인공 일행은 모두 문과고, 크리스티안과 조시는 인류학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연구 주제는 스웨덴 호르가 마을의 하지제다. 호르가는 독자적인 전통을 따르는 코뮌으로, 공동체 모두가 가족을 이룬다. 다만 호르가를 실제 지역으로 해석한다면, 다소 순진하다.
이미지의 배반
<미드소마>는 근경과 원경을 운동한다. 오프닝은 원경에서 근경으로 향한다. 숲을 비추고, 나무를 본다. 도시를 비추고, 집을 본다. 구도는 역전된다. 이어지는 테리의 자살 시퀀스는 근경에서 원경을 향한다. 죽은 일가족의 얼굴을 쳐다보고, 창밖으로 나아간다. 연구의 '객관성'을 위한 중심 잡기다. 그런데 연구자의 눈이 카메라라면, 운전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호르가로 향하는 도로에서 화면은 상하 반전된다. 세계는 거꾸로 뒤집힌다. 일차적으론 호르가의 이질성을 드러내는 장치지만, 상황은 복합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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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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