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12
’밤‘, ’비‘, ’뱀‘의 옆자리에 ’봄‘을 가지런히 놓아가면서 시집을 읽은 것이 어언 두 달여... 나는 그사이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으로 도망을 다니다가 그만 ’작고 굵은 것‘ 위로 자꾸만 넘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발뒤꿈치로 들어온 못 말리는 통증은 조금씩 위치를 바꿔가며 나를 괴롭혔는데, 그것은 만만치 않은 통증이었다가 이제는 어랏 그저 간지럼일 뿐인가, 의심하게 만들면서도 아직 내 발뒤꿈치의 근처에 머물러 있다. 
“식물은 물결치는 밤의 머리카락 / 묶을 수 없다 // 목 뒤로 들어갔다 나오는 사람 // 작고 굵은 것을 잉태해, / 밤이 말한다 / 비탈길을 타고 도망가, / 뱀이 말한다 / 모든 것에 스민 후 재빨리 사라지렴, / 비가 말한다” - <밤의 식물원> 중 1
나는 원체 독이 오른 봄을 좋아해서 실컷 물려주마, 아무도 모르게 헤매고 돌아다니고는 했는데, 피치...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책/영화/음악/아내/고양이용이/고양이들녘/고양이들풀/Spitz/Uaral/이탈로칼비노/박상륭/줌파라히리/파스칼키냐르/제임스설터/찰스부코스키/기타등등을 사랑... 그리고 운동을 합니다.
77
팔로워 4
팔로잉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