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핑크 삼국지톡 리뷰 - 착한 일이 아무리 작더라도

서툰댄서
서툰댄서 · 네트워크를 꿈꾸는 자발적 실업자
2024/05/28
웹툰을 많이 보지 않는 편이지만, 몇 년 동안 꾸준히 봤던 작품들이 몇 개 있다. 이미 완결이 난 작품 중에 양영순의 덴마와 최훈의 삼국전투기, 현재도 진행 중인 작품 중 빤스의 히어로메이커와 뼈피살의 합법해적 파르페. 모두 네이버웹툰을 통해서 접했는데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무적핑크의 삼국지톡은 2018년 5월부터 연재가 되었으니, 벌써 6년 동안 함께 해 왔는데 이제 완결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조선왕조실톡도 마찬가지지만, 역사와 현대적 설정들을 뒤섞은 것이 독특하다. 예를 들어, 유비가 공부한 노식스쿨이나 제갈양이 공부한 수경스쿨은 명문사립학원처럼 묘사되고, 적토마는 빨간 색의 최고급 스포츠카이며, 관료들은 중국식 관복을 가디건처럼 양복 정장 위에 걸치고 다닌다. 황제가 유비를 만나거나 원소가 조조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등의 역사적 장면들은 기자들과 유튜버들의 카메라에 의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제목이 뜻하듯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주고 받는다. 
이런 뒤섞임은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때로 과거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당시 사람들의 관점으로 상상하며 보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조조가 일으킨 서주대학살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평범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안내 방송으로 경보를 받고 도망치다 학살당하는 장면 같은 걸로 묘사된다. 그 틈에 끼어 공부를 하던 어린 제갈양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탈출하면서 보게 되는 서주대학살의 핏빛 참상은 제갈양에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는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역사책이나 소설의 한 장면으로 범상히 봐왔던 사건들의 의미가 새롭게 와닿는다. 
이문열 삼국지에는 제갈양이 당시 대세였던 조조 대신 보잘 것 없었던 유비를 선택한 이유로, 조조에게는 이미 인재들이 풍부했고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적었기 때문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개념으로 유비에게 의탁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작가의 평론이 나온다. 하지만, 삼국지톡의 관점에서 보자면 제갈양이 서주대학살을 일으킨 조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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