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metaphor)의 부활, 천관율 에디터 글과 최서우 님 글에서
은유(metaphor)는 정보 전달에서 인상적인 표현으로서 뇌리에 박힌다. 천관율 얼룩소 에디터 글에는 어떤 은유가 쓰였는지, 독일 문화의 면면을 알려주는 최서우 얼룩소 얼룩커는 또 어떤 은유를 쓰는지 본다. 문체론적 사례 연구다.
'단층선 활성화' 은유가 보인다. 지진을 연상한다.
그는 이 단층선이 활성화될수록 뉴스 가치가 높다.
'이준석은 어쩌다 거물이 되었나'(천관율 글)에서.
데이터 수치의 분석이라는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서 서술(description)이 은유를 탄탄하게 떠받친다. 지진은 강진이 될 수도 있다. 태산명동서일필이라는 말도 있다. 이준석은 서생급은 벗어났다.
연합은 다수파가 되는 열쇠다. 사실상 유일한 열쇠다.
'이준석은 어쩌다 거물이 되었나'(천관율 글)에서.
천관율 에디터의 은유가 서술(description)을 넘어서서 처방(prescription) 전으로 바뀌었다. 칼럼의 묘미다. 서술(description)과 처방(prescription)의 구별은 이홍구 전 총리의 교수 시절 《정치학개론》에서 배웠다.
글 조각들을 하나씩 뜯어내서 식탁에 차려 놓았다.
요즘 들어 내가 사용하는 활자들은 이미 맛을 못 내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양념을 덕지덕지 발라 내놓아도 원재료가 엉망이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는 것이다.
'최서우 씨 오늘은 뭘 쓰세요?'(최서우 글)에서.
최서우 숙수가 원재료를 고백했다. 천관율 에디터가 팀 플레이를 활용하는 수술실 메스가 있다면 최 숙수는 개인 주방의 도마 위 칼이 있다. 닭 잡는 칼을 소 잡는 칼로 바꾸는 취향이 있을 것이다. 메스는 정밀하다. 소 잡는 부위가 안심이냐 등심이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관찰자로서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며 상상력을 어떻게 적용시키는지가 적혀 있다.
특히나 관심이 쏠린 부분 중 하나가 내 스스로가 타로 카드 를 읽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글이 22장의 타로카드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챕터의 문을 여는 방식은 놀랍다.
나는 한번도 내가 가진 전문지식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최서우 숙수가 원재료에서 챕터의 문을 여는 방식으로 What이 How로 W와 H 글자의 알파벳 순서 거리만큼이나 훌쩍 뛰었다. 최 숙수가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타로는 원산지 마르세유 타로에서 달빛 정원 문 가든 타로, 카사노바 타로 등 종류가 천변만화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낸다. 최서우 숙수가 최서우 셰프로 의상을 바꿔 입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미슐랭 별을 다는 날이 오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