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2/07
글을 읽어 내려갑니다. 책을 읽는 일이 늘 정상에 오른 뒤 하산을 하는 기분으로 책을 내려옵니다. 오를 땐 눈에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내려서며 보입니다. 문단과 문단이 만나는 곳마다 잠시 다음 문단을 내딛기 전에 불어오는 바람을 맞습니다. 
   
나는 활자가 만들어 놓은 행간 사이를 이제는 힘이 풀린 다리를 지탱하느라 힘겹기도 하지만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은 것에 감사하며 아래로 아래로만 내려갑니다.
   
서우님의 글에선 향기가 납니다. 어디선가 맡아본 향기 같기도 하지만 사람마다의 체취가 섞여 단 하나의 향기가 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그런 향이 나므로 그 향은 어떤 향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더 정확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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