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이 왜곡한 역사5]선덕여왕과 진덕여왕
2024/05/17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왕위에 오른 건 신라 때의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세 명뿐이다. <삼국사기>에는 이들 왕 이름이 그냥 선덕왕, 진덕왕, 진성왕으로 되어 있으나 삼국유사에는 모두 ‘여왕’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라 때 여왕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있을 텐데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개의 국어사전에 나오는 풀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선덕여왕(善德女王): 신라 제27대 왕(?~647, 재위 632~647). 성은 김(金), 이름은 덕만(德曼)이다. 진평왕이 후사가 없이 죽자 백성들의 옹립으로 왕위를 계승하였다. 당나라의 문화를 수입하였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백성들의 옹립으로 왕위를 계승하였다’라고 했는데, 과연 그 당시에 백성들에게 왕을 옹립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을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풀이다. 『삼국사기』에서 선덕여왕 즉위 사실을 기록하며 ‘국인립덕만(國人立德曼)’이라고 했다. 여기 나오는 ‘국인(國人)’을 글자 그대로 백성이라고 풀이한 건데, 그건 자구에만 매달린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백성이 아니라 화백회의 같은 단위에서 추대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해석 아닐...
시인으로 등단하여 <귀를 접다> 등 몇 권의 시집을 냈으며, 에세이와 르포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국어사전을 볼 때마다 너무 많은 오류를 발견해서 그런 문제점을 비판한 책을 여러 권 썼다.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