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타로》(제2화 용이 머무는 곳은 물, 논밭, 연못, 구름, 비)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3/12/12
(1)
《주역》의 64괘 중 첫 괘는 용龍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첫 괘는 전부 양陽의 효로 이루어진 괘다. 양의 기운이 가득 찬 괘로  용의 일생과 더불어 전개하는 서사를 보여준다. 용은 물의 상징이다. 용이 물에 있을 때는 쓰이지 않는다. 용은 물과 함께 논밭으로 흘러들어 오곡은 풍성하게 익는다. 연못에서 물고기처럼 뛰어오르기를 시도하는 것은 탈이 없다. 대낮에는 군자로 변신하여 세상의 눈길을 끌고 고심한다. 위기를 알 때 탈이 없는 법이다. 용은 구름을 이끌고 하늘을 날고 정상에 오른 용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비와 함께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밑바닥으로 돌아온다. 
《주역》은 스토리텔링이 뛰어나고 삶의 지혜를 열어준다. 《주역 타로》는 독자에게 고대인의 시각을 빌어 《주역》의 스토리텔링을 들려줄 것이다. 송나라 주자의 주역관을 벗어나려고 노력할 것이다. 주자가 윤색한 주역관을 공부하고  《주역 타로》를 재단하는 것은 《주역 타로》의 법고창신에 깨질 것이다.  
《주역》 을 보고 또 본 공자는 《주역》 공부의 롤 모델이다. 《주역정의周易正義》는 송나라 주자학으로 윤색되지 않은 당나라 주석이다. 송나라 새 주와 비교하여 오백 년 이상 앞서 옛 주라고 부르고 중요시되고 있다.  《주역 타로》는 고대인의 일상생활을 알고 싶어 송나라 새 주에 《주역정의周易正義》의 당나라 옛 주를 또 읽을 것이다.

《주역》 구문은 반복이 많아 점점 갈수록 구문이 낯익게 되고 《주역》에 친숙해진다.
첫 괘의 반복 구문이다. 숫자 뒷부분은 괘 밑에서부터 양(9)의 효 순서를 가리킨다.

9-2 나타난 용이 논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9-5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9-3 군자가 종일 거듭 애쓰고 저녁에는 전전긍긍하나 위기로 여겨야 무탈하리라.
9-4 연못에서 한번 뛰어올라 볼까 해보면 무탈하리라.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
《주역》 괘1, 초-9(양) 효사.



《주역》 괘1, '하늘 겹침 괘'.

初九 潛龍이니 勿用이라
《주역정의周易正義》
http://db.cyberseodang.or.kr/front/alphaList/BookMain.do?bnCode=jti_1a0101&titleId=C18&compare=false

《주역》 64괘가 시작하는 괘1은 위가 '하늘 괘 ☰'이고 아래가 '하늘 괘 ☰'로 '하늘 괘 ☰'가 겹쳐서 이루어진 '하늘 겹침 괘'다. 초9의 초는 괘를 이루는 효를 밑에서부터 세어 초보자의 '초'로 처음이고 초9의 9는 음양에서 '양'을 가리키는 표시다. '음'은 6으로 표시하고 있다. 
초9는 아래서 위쪽으로 세어 첫 효이고 양효이다. 
효사는 효의 메시지로  《주역》 괘1 초9 효사는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 메시지를 준다. 

용 옛말 '미르'는 고대인이 쓰던 국어다.
미르 룡.《훈몽자회(예산문고본)》(1527).
미르 룡 龍.《백련초회(동경대본》(1576).
미르 진.《천자문(광주본천자문)》(1575).
미르 룡.《천자문(석봉천자문)》(1583).
《우리말샘》(2016) 재인용.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157423&viewType=confirm
'미르'[龍]는 '물'(< 믈)과 어근이 같고 '물'의 상징이다.
용은 물의 상징으로 물 속에서는 잠긴 용이고 용은 물 속을 벗어나서는 구름을 이끌고 난다. 
공자: 구름이 용을 따른다.
雲從龍. 《주역》 건괘 문언전.
구름을 이끄는 용은 구름이 비가 될 때 지상에 돌아온다. 물이 자연을 순환하는 현상과 용의 변신은 대응한다.  고대인이 용을 구름과 함께 보는 눈이 있다.
한 유: 구름은 용이 신령하게 만든 것이다.
龍之所能使爲靈也.
《唐宋八大家文抄 韓愈》.
한유(韓愈, 768 ~ 824).

(2)
나타난 용이 논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주역》 괘1, 9(양)-2 효사.



《주역》 괘1, '하늘 겹침 괘'.

九二는 見龍在田이니 利見大人하니라
《주역정의周易正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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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는 아래서 위쪽으로 세어 둘째 효이고 양(9) 효이다. 초9에서 물에 잠긴 용이 9-2에서는 논밭으로 올라왔다. 용이 나타났다. 나타난 용은 대인이다. 대인급 반대가 소인배이다. 대인을 만나보니 앞으로 이로울 것이다.  

'~에 있다.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구문은 9-5에 되풀이된다. 용이 9-2는 논밭에, 9-5는 하늘에 각각 있다고 한다. 《주역》은 반복 구문이 많아 처음에 예시 구문을 잘 익혀 놓으면 점점 쉬워진다. 
9-2 나타난 용이 논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9-5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용은 물의 상징으로 용이 물 없는 밭에 있다는 것은 용이 물 없는 사막에 있다는 말과 비슷하다. 고대인의 관념에 맞지 않아 나타난 용이 논밭에 있다고 옮겼다.
용은 물과 함께 논밭으로 흘러들어 오곡은 풍성하게 익는다. 
오곡풍숙五穀豊熟.
《광개토왕비》(414) 1면.
고대 일본어 ta[田]의 뜻 '논'과 용이 있는 곳[田]은 어긋나지 않는다.
압록수 이북의 항복한 성
능전곡성(夌田谷城).
《삼국사기》 권37.
능전곡성夌田谷城의 능전夌田은 다랑이논(계단식 논)이다. 능전곡夌田谷은 다랑이논이 있는 계곡이고 능전곡성夌田谷城은 다랑이논 계곡의 성이다.
유명 다랑이논의 예.

https://www.youtube.com/watch?v=yiYW2j3rQeo
중국 창춘시가 고향인 지인이 지린성 둥랴오현(吉林省 东辽县 鴜鹭湖 梯田)을 소개한다. 제전梯田은 다랑논이다. 이곳에 휘발성輝發城이 있다.  능전곡성夌田谷城이 휘발성輝發城인지 아닌지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

(3)
군자가 종일 거듭 애쓰고 저녁에는 전전긍긍하나 위기로 여겨야 무탈하리라.
《주역》 괘1, 9(양)-3 효사.



《주역》 괘1, '하늘 겹침 괘'.

九三 君子終日乾乾하여 夕惕이나 若厲라야 无咎리라.
《주역정의周易正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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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은 아래서 위쪽으로 세어 셋째 효이고 양(9) 효이다. 초-9에서 물에 잠긴 용이 9-2에서는 논밭으로 올라오고 9-3에서는 군자가 종일 애쓰고 애쓰지만 대낮에 다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어디에 숨거나 무엇을 숨길 수 없다. 불안하여 조심하니 탈이 없다.  방심하다가 탈이 난다고 경고하는 것이 《주역》의 매력이다.
'무탈하리라' 구문이 9-4에 되풀이된다.
9-3 군자가 종일 거듭 애써 저녁에는 전전긍긍하나 위기로 여겨야 무탈하리라.
9-4 연못에서 한번 뛰어올라 볼까 해보면 무탈하리라.

(4)
연못에서 한번 뛰어올라 볼까 해보면 무탈하리라.
《주역》 괘1, 9(양)-4 효사.



《주역》 괘1, '하늘 겹침 괘'.

九四 或躍在淵하면 无咎리라.
《주역정의周易正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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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괘의 초-9(양)에서 물에 잠겼던 용이 상괘의 대응하는 9(양)-4에서는 용이 연못에서 뛰어오르기를 시도해보는 모습으로 비친다. 시도하는 것은 나쁘게 보이지 않아 탈이 없다.
'무탈하리라' 구문이 9-3에 나왔다.
9-3 군자가 종일 거듭 애쓰고 저녁에는 전전긍긍하나 위기로 여겨야 무탈하리라.
9-4 연못에서 한번 뛰어올라 볼까 해보면 무탈하리라.

(5)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주역》 괘1, 9(양)-5 효사.



《주역》 괘1, '하늘 겹침 괘'.

九五 飛龍在天이니 利見大人하니라.
《주역정의周易正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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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는 아래서 위쪽으로 세어 다섯 째 효이고 양(9) 효이다. 초-9에서 물에 잠긴 용이 9-2에서는 논밭으로 올라오고 9-4에서는 연못에서 뛰어보다가 9-5에서는 하늘에서 날고 있다. 하늘에서 나는 용은 대인이다. 대인급 반대가 소인배이다. 대인을 만나보니 앞으로 이로울 것이다.  
'~에 있다.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구문은 92에 나왔다. 용이 92는 논밭에, 95는 하늘에 각각 있다고 한다. 《주역》은 반복 구문이 많아 처음에 예시 구문을 잘 익혀 놓으면 점점 쉬워진다. 
9-2 나타난 용이 논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9-5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 이로우리라.

(6)
정상에 오른 용이니 회한이 있으리라.
《주역》 괘1, 상-9(양).



《주역》 괘1, '하늘 겹침 괘'.

上九 亢龍이니 有悔리라.
《주역정의周易正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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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9는 아래서 위쪽으로 세어 맨 위[上]에 있는 효이고 양(9) 효이다. 초-9에서 물에 잠긴 용이 9-2에서는 논밭으로 올라오고 9-4에서는 연못에서 뛰어보다가 9-5에서는 하늘에서 날고 있고 상-9에서는 정상에 오른 용이 되어 회한이 있다. 정상에 오른 용은 내려오는 숙명을 경고한다. 《주역》의 매력이다. 용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비와 함께 내려 지상으로 돌아온다.

(7)
《천자문》에 구름으로 올라 비에 이르는 물의 대자연 순환은 《주역》의 첫 괘와 호흡을 맞춘다.
운등치우 雲登致雨
《천자문》

비가 부실부실 내린다. 
'부실부실'의 '부'는 '비' 단어가 원순모음화 현상을 보였다.
국어와 가까운 일본어 sitosito는 국어 '부실부실'과 대응한다.  sitosito는 국어 '부실부실'과 비교하여 '실'에서 ㄹ 탈락을 보여준다. 소나무(< 솔 + 나무) ㄹ 탈락 현상이 sitosito에 재연되고 있다. 의태어를 보는 시각이다. 

땅 겹침 괘는 온통 음 효로 꽉 차 있다. 하늘 겹침 괘와 정반대다. 


《주역》 괘2, '땅 겹침 괘'.
《주역》 괘2에서 용을 어떻게 스토리텔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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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년 전 구대륙 인류의 신대륙 확산 이후 단절된 언어 비교로 석기 시대의 언어를 발굴한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중 티티카카 호반의 언어와 아시아 언어를 비교한다. 각 언어 전문가 논저와 DB를 이용해 신뢰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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