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학생들이 착해졌다’는 이야기를 주변 교사들에게서 자주 듣는다. 반항하는 학생들이 적어졌다.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고, 대들지 않는다. 그냥 엎드려 잠을 잔다. 지난해에 서울시내 몇몇 고등학교 학생회가 모여서 진행하는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다. 1년 동안 열심히 진행한 학생회 활동을 서로 소개하고 토의하는 자리였다. 각 학교 학생회가 공통으로 진행하고 있던 활동이 눈에 띄었다. ‘우산 대여 사업’, ‘우정의 우체통’ 등의 사업이었다. 이런 사업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만 있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우리 교육이 중립성을 핑계로 학생들의 정치 역량 강화를 의도적으로 경시하고 내신과 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생들을 순응하도록 방치한 결과, 학생들의 정치 역량이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