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문학] 2. 전염병이 쓸고 간 자리에도, 손을 잡아주는 건 사람이었다.

이요마
이요마 인증된 계정 · 이번에 요구한 건 내일까지 마감이야
2023/02/06
[사람-문학]은 세계문학 속에 나오는 인물들을 살펴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하는 시리즈입니다. 격주에 한 편을 목표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려합니다.
출처: unsplash.com
전염병이 쓸고 간 지구에 사는 마음

동해-묵호에 가서 바다를 보고왔다. 어딜 가고 싶다거나, 무얼 먹어야겠다는 생각보다도 그저 탁 트인 바다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충동적으로 KTX와 숙소를 예약한 건 '갑갑한 기분' 때문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글 쓰는 업(소설)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고 나선 내 삶의 동선이 집-도서관-카페-집으로 팍 줄어들었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비수기여서 그런지 겨울 바다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여행을 가서 내가 한 일이라곤 통창이 있어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글 쓰다가 바다 한 번 보고, 글 쓰다가 바다 한 번 보고 한 게 전부지만 조금은 숨이 트이는 기분이 들더라. 내향적인지라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밖으로 도는 것보다 집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동선이 줄어들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나 보다.

코로나19로 비자발적인 격리와 재택근무를 하던 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지금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정도로 나아졌지만, 그땐 고립. 고립. 또 고립이었다. 어쩌면 1인가구이기에 느꼈던 고립의 강도는 더 심했으리라. 사람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가 좋다는 말을 철회했던 최초의 순간이 아닌가 싶다.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전 지구적인 전염병이 창궐했고, 여전히 진행중인 지구. 이제는 몸과 마음에 내성들이 생겨 점차 무던해지고 있지만 코로나가 남긴 흔적들은 그게 상처이든 생활양식의 변화이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있다. 리셋이 아닌, 대응의 방식으로 삶은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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