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문장 13 – 묘사와 인생이 닮기를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9/09
“너의 삶이 네가 묘사한 인생과 닮기를 바란다.”

--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 단편「사랑으로 만든 화관」중에서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인간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묘사를 하는 사람, 지나치게 묘사를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적당하게 묘사하는 사람. 그런데 세 번째 부류가 좀 의심스럽다. 나누어 놓기는 했지만, 단지 분류를 위해 나눈 것이라는 자책을 피하기 어렵다. 세 번째 부류가 존재할 것 같지는 않아서다. 

     세 번째는 언제나 그렇다. 정반합(正反合)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합合을 본 적이 없다. 자신을 ‘정正’이라고 주장하는 두 측의 존재들이 벌이는 치열한 싸움을 본 것이 전부였다. 그 둘이 모여 꽃 한 송이 피우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정과 반이 피워내는 꽃은 어떤 색조를 갖고 어떤 형상을, 어떤 향기를 가졌는지 궁금하지만 궁금증은 영원히 ...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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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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