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은 어디까지인가? 문화적 결정인가, 생물학적 결정인가

steinsein
steinsein · 종교학 공부인과 연구인을 방황하는 자
2024/03/10
출처: 국민일보
며칠 전 우연히 본 기사에서 우리나라가 근친 범위를 축소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근친을 4촌까지 설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5촌, 6촌과는 결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당장 떠오르는 5촌은 4촌 누나의 아들, 딸입니다. 만약 5촌 조카와 결혼하게 되면 4촌 누나를 장모님으로 불러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겠죠? 생각만 해도 난감한 일입니다.

한편 5촌과 6촌(8촌은 살면서 만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을 얼마나 자주 만나나 생각해 보니, 5촌 조카들도 살면서 10년에 1번 볼까 말까입니다. 예전에야 가족이 명절 때 모이고 해서 먼 친척들도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5촌 조카들만 해도 길에서 만나면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 4촌들도 몇 년 만에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4촌 형제들도 나이 차이가 좀 나고 그러면 정말 길에서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의 6촌을 생각해 보니, 중년이 되기까지 기억에 남는 6촌은 외종 6촌 딱 1명이 있더군요. 중학생쯤에 아마 처음 봤을 텐데, 어머니의 사촌 오빠의 딸이었습니다(당시에는 그 관계를 정확하게 몰랐고, 먼 친척이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살면서 만나본 최고의 미인이었습니다(굳이 비슷한 연예인을 찾자면 SES의 유진을 닮았습니다). 그런 인상적인 케이스를 빼면, 6촌은 그냥 남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친구도 아마 길에서 만나면 서로 알아볼 수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생 본 것이 5번이 될까 말까 하니 말입니다.

세태가 변하니 4촌도 멀어졌고 5,6촌이면 평생 한 번도 안 보고 살 가능성도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집 아이들도 노력을 하면 5, 6촌을 1년에 한 두 번은 만날 수 있겠지만, 중고생이 되기까지 5, 6촌을 만난 게 채 3번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6촌은 최근에서야 1번 만났고요). 유소년기에 그 정도이니 이후로는 아마 평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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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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