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1/16
어릴 적 엄마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 남자로 태어났으면 큰일을 했을 거라는 소리를 듣던 엄마였다. 정겹고 따뜻했던 순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무섭고 단호한 엄마와 유쾌하게 웃는 엄마, 따뜻했던 엄마가 퍼즐 조각처럼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그 시절 우리 사 남매에게 아빠는 한없이 좋은 사람, 엄마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가난한 살림에 네 아이를 건사해야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마냥 좋은 사람일 수는 없었다. 잔소리를 하고 매를 드는 역할을 맡은 엄마가 조금 억울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어느 날, 좋기만 하던 아빠가 갑자기 ‘높임말’을 쓰라고 화를 냈다. 실컷 잘 지내다 갑자기? 황당했지만 그 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거나, 어딘가에서 무슨 말을 듣고 왔을지도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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