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제 13화 장마 2

클레이 곽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는 사람
2023/07/11
방학은 즐거웠습니다. 집 부근 어디에나 지천으로 널려있는 괭이밥 풀을 뜯어먹고, 개미집을 뒤져서 개미를 먹기도 했습니다. 개미를 먹으면 힘이 세어진다고해서 모두들 열심히 개미집을 파서 잡아먹기도하고 간혹 하얀 쌀같은 개미알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들은 또 땅강아지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땅강아지는 하나님의 우편배달부라고 했습니다. 땅강아지를 죽이게 되면 큰 벌을 받게된다고 하여 모두들 신성시 하는 곤충이었습니다. 가끔 저는 땅강아지에게 하늘이 계시는 아부지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그 골목의 대부분의 집들을 기억 합니다. 여수극장이 있었고, 못잊어 빵집이 있었죠, 영환이 집인 담배가게와 반장집이던 돼지 키우던집, 그리고 옆집은 영생당 한의원집이었습니다. 한의원 옆집은 구멍가게, 그 위로 광진전당포, 그 사이 골목길에 목욕탕인 청경탕이 있었습니다. 일년에 두번은 엄마손을 잡고 목욕탕을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몰려다니며, 또 딱지치기를 하고 구슬치기를 하고, 계급장 따먹기를 했습니다.
월남전쟁의 영향인지 여러가지 종류의 계급장과 훈장들을 양철로 만든 모형 장난감이 유행했었습니다.
계급장 따먹기는 딱지치기처럼 바닥에 놓인 계급장을 쳐서 뒤집어 지면, 이기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상사계금장이 인기였는데,계급처럼 크기도 하고 잘 넘어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딱지와 구슬과 계급장을 잔뜩 따서 통에 담아두었으나, 계급장은 집으로 가져 갈 수 없었습니다.
외삼촌때문에 엄마는 계급장을 보면 몸서리를 치고 전부 쓰레기통에 버리셨거든요.

전 계급장을 전부 종이로 싸서 동산교회옆 화단을 파고 숨겨두었습니다.
어느날인가 그 계급장을 전부 잃어버리고 눈물을 훔친 경험이 있습니다. 분명 아무도 몰래 숨겼는데...옆집의 동욱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모르지만, 계급장을 전부 잃어버렸고, 엄마가 싫어하셔서 계급장을 잃어버린 사실조차 말할 수 없었지요.

가끔 큰 외삼촌이 오셔서 밀가루 한푸대를 들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서 먹기도했습니다. 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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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며 살지만 현실에서 항상 부끄럽게 살아가는 소시민입니다. 살다보니 벌써 나이를 먹어서 거울을 보고 자주 놀랍니다.남은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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