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06
《이름 없는 자 :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이하 《이름 없는 자》)는 도나토 카리시의 ‘속삭이는 자’ 3부작의 두 번째 권에 해당한다. 범죄를 주요 소재로 하는 장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르 소설의 특성 상 밀러, 라는 이름의 여자 형사를 주인공으로 공유하고 ( 세 번째 권은 아직 모르겠지만 두 번째 권까지는) 시간 상으로는 첫 번째 권으로부터 몇 년이 흐른 다음이다. (밀러에게는 어린 딸이 있다)
 “이 모든 얼굴은 침묵의 벽에 살고 있는 거주자들이다. 인종, 종교, 성별, 연령에 따른 차별은 없다. 실종자들의 사진은 이들이 비교적 최근에 남긴 발자취라 할 수 있는 증거에 해당한다.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찍은 사진도 있고 CCTV 영상에서 뽑은 사진도 있다. 해맑게 웃는 모습도 있지만 자신이 사진 찍히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모습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 중 그게 자신의 마지막 사진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구는 돌아간다. 그들 없이도. 하지만 림보에서는 그 누구도 이들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이들을 잊지 않는다.” (p.36) 
 밀러는 현재 ‘림보’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는 실종자 전담반에서 일하고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자’는 먼저 밀러가 담당하고 있는 실종자들의 반대편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밀러를 비롯한 실종자들을 찾아나선 이들은 그들을 절대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강력반으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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