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09/25
엄마를 보러가는 길은 늘 설레인다. 엄마가 보고싶은 건지 나의 젊은 날을 품어줬던 보금자리가 그리워서 설레이는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친정으로 가는 길은 늘 설레인다.
막상 가면 아픈 엄마, 쿰쿰한 냄새가 반기지만 주름진 엄마의 미소, 오래된 사진들과 장식들이 먼지낀채로 나를 반겨주는 것만 같다.

심란했던 시집식구들과의 만남은 잊고 엄마가 깎아주는 사과를 야금야금 먹으며 소파에 앉아 시시콜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래된 앨범을 넘기며 지나간 이야기를 하는 엄마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 순간의 엄마는 주름하나 없는 젊은 날의 엄마다.

내가 집에서 요리한 음식과 친정에서 요리한 음식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내가 늘 돌아다니고 내 손때가 묻은 부엌에서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엄마의 부엌에서 만든 내 요리는 별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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