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과육이 사라져버린 꽃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4/12
봄 날의 금요일 아침입니다. 
온종일 흐린 하늘을 바라다보면 지리한 일상이 더욱 더 권태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하루 중 특별할 것 없는 날일지도 모릅니다.
 
모란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니 너무 잘 지내서 다른 고양이들처럼 뱃살도 늘어지고 더 느린 걸음으로 창가에 앉아있거나 키보드 위에 배를 깔고 누워있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을 쳐다보다가 화락 달려들어 물기도 합니다.
 
목련이 피어나기를 기다린 것처럼 목련이 지는 것을 기다립니다.
by적적
아침 산책로에는 작은 꽃잎들이 바람에 자리를 옮겨가며 모여있습니다.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우르르 몰려 다닙니다. 
 
내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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