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계를 훔쳐본 일> - 천세진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2/05
출처-픽사베이
<벽시계를 훔쳐본 일> - 천세진 
   
   
   창 안을 들여다보는 일에 용기가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주저했다. 뜻밖의 일이 안에서 일어나는 중일 수도 있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곰을 발견하거나, 샤워 중인 홍학을 발견할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태양은 이천 년 동안 지구를 돈 뒤에야 겨우 멈춰 지구를 돌게 할 수 있었다. 
   
   실망스럽게도 곰은커녕 벌거벗은 주인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는 푸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벽시계였다. 흔한 벽시계 따위라고? 초침이 서너 칸 앞으로 갔다가 뒤로 한 두 칸 되돌아가는 벽시계라면 결코 흔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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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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