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M)도 여자(F)도 아닌 사람입니다만(X), 비자 신청할 수 있나요?

고유경
고유경 · alookso 크루
2021/11/01

미국 정부는 이제 성별에 남성(M)이나 여성(F)이 아닌 '논바이너리(X)'를 표기한 여권을 발급한다

논바이너리Non-binary란 문자 그대로, 양쪽 중 어느 하나에 속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성별의 맥락에서는 남성이나 여성 어느 한쪽으로 정체화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여권 상 성별에 M, F 말고도 다른 표기를 할 수 있다니 놀란 분도 계실 테지만, 국제 민간 항공 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이하 ICAO)는 여권의 표준 규격 및 요건을 명시한 문서에서 "여권에는 소지인의 성별이 표기되어야 하며" "여성을 뜻하는 F, 남성을 뜻하는 M, 특정되지 않은 성별을 뜻하는 X"로 표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쯤에서 슬슬 오지랖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성별이 X로 표기된 여권을 소지하고 여행이든 출장이든,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 비자를 신청할 때 성별 선택지가 남성과 여성밖에 없으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닐까. 둘 중 하나의 성별을 선택해서 어떻게든 비자를 발급받더라도 출입국 수속 시 비자 정보와 여권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어딘가로 끌려가는 것 아닐까. 이런 절대 사소하지 않은 우려.

그러다가 까마득한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 2016년, 인도 여행을 목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다. 온라인 비자신청 페이지에서 비자 양식을 기입하는데, Gender 항목의 선택지로 '남성,' '여성' 외에도 '트랜스젠더'가 있었다.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인도 비자 신청 화면의 성별 선택지
그래 이거다. 비자 신청 양식에부터 남/여가 아닌 '논바이너리' 성별 선택지가 있으면 위와 같은 오지랖, 아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테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만약 이런 나라가 인도 뿐만이 아니라면, 또 어떤 나라가 비자 양식의 성별 항목에 '논바이너리'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을까? 그리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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