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4
시리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공간의 마디와 의례라니, 평소 전혀 생각치 못하던 인사이트를 얻어가네요!
시리즈를 읽고 나서 문득 불확실성이 가장 높을 '시즌' 중이 아닌, 시즌과 시즌 사이의 '마디'에 의례본능이 활성화된다는 점이 궁금해졌습니다. 함부로 추측해보자면, 일이나 사건을 시간이나 공간 단위로 생각하고 인과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압축화된 정보 처리 방식이 '마디'에 집중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 시즌 중의 모드(예를 들면 몰입, 적응)와 절기의 모드(예를 들면 반성, 계획, 기원)가 서로 다른 모드로 구동될 가능성 등이 떠오르는데요. 혹시 이에대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가볍게 여쭤볼 수 있을까요?
시리즈를 읽고 나서 문득 불확실성이 가장 높을 '시즌' 중이 아닌, 시즌과 시즌 사이의 '마디'에 의례본능이 활성화된다는 점이 궁금해졌습니다. 함부로 추측해보자면, 일이나 사건을 시간이나 공간 단위로 생각하고 인과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압축화된 정보 처리 방식이 '마디'에 집중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 시즌 중의 모드(예를 들면 몰입, 적응)와 절기의 모드(예를 들면 반성, 계획, 기원)가 서로 다른 모드로 구동될 가능성 등이 떠오르는데요. 혹시 이에대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가볍게 여쭤볼 수 있을까요?
와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맥락, 평판, 통제력, 집단 수준의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군요. 스포츠 선수들도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까지가 가장 떨리고 그 때 각종 징크스들을 수행한다고 하던데, 왠지 비슷한 느낌을 받네요.
갓스팟은 '장동선의 궁금한 뇌'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가볍게 접해본 기억이 납니다(https://youtu.be/LSeJPgncmMk). DMN은 마인드풀니스를 연구하는 그룹에서 종종 언급했던 내용이라 흥미롭게 생각했었는데, 종교 경험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군요. god spot이나 DMN은 아니더라도, 영적 경험을 하는 두뇌의 메커니즘이 밝혀진다면 어떤 식의 통찰과 활용으로 이어질까요. 두뇌를 이해하면 할수록, AI가 사람을 닮아가는 것과 비슷하거나 더 큰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쪼록 좋은 글, 그리고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시즌 중과 시즌 사이로 구분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령 시험 치기 전에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고 주술적 행동(부적 쓰기, 특정 식품, 말 피하기 등)을 합니다만, 시험을 보고 있을 때는 그 일에 집중해야겠지요. 통상 (주술적) 의례를 요청하는 맥락은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경우, 그것이 생존(+사회적 평판 등)에서 중요하고(실패할 경우 데미지가 큰 일),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 낮은 경우에 높다고 이야기됩니다.
관습화된 의례의 집단적 차원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집단 수준에서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에서 불안을 감지하고 모종의 행위 절차를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면 '집단적 의례'가 만들어지고 유지되기 쉽겠지요. '모두가 불안을 감지하는 시기'로서 '절기 의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개인사에서 불확실한 미래는 편차가 있겠습니다. 그것이 집단적인 수준에서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겁니다.
정보처리를 말씀하시니 하나 덧붙여 보자면, 뇌의 작용과 종교 경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현재 거의 전인미답의 영역입니다. '갓스팟(god spot)' 류의 조악한 사례들이 조금 있을 따름이고, 이제 막 관련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에 가장 근접한 논의라면 명상 활동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들일 겁니다. 해당 연구들에서 일상의 상태와 명상 상태에서 주로 활성화되는 신경 네트워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특히 default mode network (DMN)-쉴 때 활발히 활성화되는 네트워크-의 작용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와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맥락, 평판, 통제력, 집단 수준의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군요. 스포츠 선수들도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까지가 가장 떨리고 그 때 각종 징크스들을 수행한다고 하던데, 왠지 비슷한 느낌을 받네요.
갓스팟은 '장동선의 궁금한 뇌'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가볍게 접해본 기억이 납니다(https://youtu.be/LSeJPgncmMk). DMN은 마인드풀니스를 연구하는 그룹에서 종종 언급했던 내용이라 흥미롭게 생각했었는데, 종교 경험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군요. god spot이나 DMN은 아니더라도, 영적 경험을 하는 두뇌의 메커니즘이 밝혀진다면 어떤 식의 통찰과 활용으로 이어질까요. 두뇌를 이해하면 할수록, AI가 사람을 닮아가는 것과 비슷하거나 더 큰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쪼록 좋은 글, 그리고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시즌 중과 시즌 사이로 구분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령 시험 치기 전에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고 주술적 행동(부적 쓰기, 특정 식품, 말 피하기 등)을 합니다만, 시험을 보고 있을 때는 그 일에 집중해야겠지요. 통상 (주술적) 의례를 요청하는 맥락은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경우, 그것이 생존(+사회적 평판 등)에서 중요하고(실패할 경우 데미지가 큰 일),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 낮은 경우에 높다고 이야기됩니다.
관습화된 의례의 집단적 차원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집단 수준에서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에서 불안을 감지하고 모종의 행위 절차를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면 '집단적 의례'가 만들어지고 유지되기 쉽겠지요. '모두가 불안을 감지하는 시기'로서 '절기 의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개인사에서 불확실한 미래는 편차가 있겠습니다. 그것이 집단적인 수준에서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겁니다.
정보처리를 말씀하시니 하나 덧붙여 보자면, 뇌의 작용과 종교 경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현재 거의 전인미답의 영역입니다. '갓스팟(god spot)' 류의 조악한 사례들이 조금 있을 따름이고, 이제 막 관련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에 가장 근접한 논의라면 명상 활동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들일 겁니다. 해당 연구들에서 일상의 상태와 명상 상태에서 주로 활성화되는 신경 네트워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특히 default mode network (DMN)-쉴 때 활발히 활성화되는 네트워크-의 작용이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