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빛, 그래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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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4/07/05
  다들 안녕, 잘 지내고 있었나요? 아프지는 않았고요? 식사를 거르진 않았죠? 잠도 푹 잤고요? 이렇게 되고 보니 일상적인 일들이 가장 소중한 일들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저는 전보다 좀 더 어두워진 빛으로, 흐릿한 기운으로, 그래도 꺼지지 않고 깜박 깜박 버티고 있어요. 그 사이 병원도 가고, 좋은 소식은 없었지만 진료도 받고, 약도 받고, 밥도 먹고, 약도 먹고, 잠도 열심히 잤어요.

  이젠 소변에서 피가 보일 정도로 혈뇨가 심해졌어요. 당뇨는 아직은 괜찮아요. 아직 전단계래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아직 솜이불을 덮고 있어요. 조금만 오래 앉거나 서 있어도 다리가 퉁퉁 부어요. 퉁퉁 부은 다리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고로쇠 물 나오는 것처럼 진물이 줄줄 나오네요. 다리에 수맥이 뚫렸나... PT(INR)수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 이젠 거의 미니멈 마지노선(1.5)에 걸쳐 있어요. 마지막에 잰 수치가 1.6이었나... 이 이상 약 용량을 높이면 과다 출혈 부작용이 올라올 텐데, 그렇다고 약을 안 올리면 지금같이 혈관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 언제 뇌졸중이 재발할 지 몰라서 약 용량은 높여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 제일 큰 일은 숨쉬기에요. 천식이 더 심해졌는데 여름 우기 시즌과 겹쳐서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숨이 막혀서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사실 에어컨을 틀어도 공기가 차가워지니까 기침이 심해지긴 해요. 그래도 습도를 조절하고 너무 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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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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