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설거지 방법이 틀렸고 남편은 방귀 방향이 틀렸다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1/06
이미지 출처. freepik
내가 연예인이 나오는 쇼츠를 보며 웃을 때, 남편은 조신하게도 요리 레시피라든지 살림 노하우가 나오는 쇼츠를 본다.

살림에 부쩍 관심이 높아진 남편은 아마도 거기서 "설거지 제대로 하는 방법"을 접한 것 같다.
우리가 보통 하는 방식으로 설거지를 계속하다간 1년에 소주 한 컵 정도 양의 식기세제를 먹게 된다는 정보를 얻은 것이다. 사실 나는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 영상을 보면서 "아이고, 저런." 탄식을 하긴 했지만 그때뿐, 실전으로 돌아와 싱크대 앞에서 고무장갑을 끼면 언제 영상을 봤냐 싶게 기존에 하던 대로 수세미에 액체세제를 쭉 짜고 거품을 내어 그릇 하나하나 들고서 거품을 덕지덕지 묻히게 되는 것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실천으로 옮기기는 참 힘들다.

나와는 참 다른 남편.
처음부터 물에 세제를 한두 번 짤아 넣고 휘적휘적 흔들어 거품을 내고 그 안에 그릇을 넣어 불려 가며 슥슥 닦는 설거지방법을 보고 느낀 바가 많은 남편은 절대 그 방법을 어긴 적이 없다. 금연할 때도 그랬다. 첫 아이가 우리에게 온 걸 안 이후, 담배를 끊어야지 마음먹고는 단 하루 만에 담배를 딱 끊은 남편이니, 그것과 결이 비슷하다. 내 남편이지만 칼 같은 그의 성향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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