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기의 왕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12/17
평소에도 잘 살아나지 않는 시심이 아예 사라졌다. 정신없이 날들이 지나갔다. 평소에 보지 않던 뉴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눕기의 왕
/임지은
   
뒤통수가 사라진다 누워 있었기 때문에
떠다니는 하품을 주워 먹는다 누워 있었기 때문에
아침이 돼서야 이를 닦는다
누워 있었기 때문에...
   
먹지 않고 걷지 않는다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늦겨울 봄볕처럼
아주 잠시 생겼다
녹는다
   
뭐든 중간이라도 가려면 가만히 있어야 하고
가만히 있기엔 누워 있는 것이 제격이니까
다른 걸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다 
왜? 누워 있으려고
   
그리하여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어디든
누워 있을 수 있게 된다
   
밥상, 난간, 동전뿐인 지갑
젖은 하루가 마르고 있는 빨랫줄
밥은 먹었어? 같은 
질문이나
내 그림자 위에 포개진 다른 사람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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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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