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후기] 저자의 착각은 유죄

엄지혜
2024/04/18
S.O.E.S
에어북 종수가 100권을 돌파했습니다. 제작팀, 디자인팀, 기획팀 모두의 수고로 속도가 나고 있습니다. 매일 판매 지표를 봅니다. 단 며칠 만에 1천 권 이상을 판 저자도 있고요. 매일 한두 권씩 차분하게 판매를 이어가는 분도 계십니다. 
 
책은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로 많이 나뉘죠. 여러분이 책을 쓴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나요? 저는 당연히 베스트셀러를 쓰고 싶은데, 3개월만 반짝 팔리고 잊히면 매우 슬프겠죠? 그렇다고 너무 야금야금 조금씩 팔리는 스테디셀러라면, 그것도 속상할 것 같습니다. 
 
저는 2019년에 첫 책, 매우 작고 귀여운 에세이를 썼습니다. 제발 3쇄만 찍어서 출판사에 손해를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요. 당시에는 출판 시장이 지금처럼 힘들진 않아서 얼추 팔렸습니다. 저자 인터뷰만 하다가 저자가 되고 나니 “아, 이런 걸 조심해야겠구나”를 실감했습니다. 물론 저는 직장인 감수성이 훨씬 큰 사람이라서 “나 작가야!”라는 마인드가 거의 없는데요. 주변 편집자, 마케터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착각이 심한 저자들 때문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더라고요. 
 
언젠가 한 편집자께 ‘좋은 저자의 기준’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편집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저자의 태도란? = 내가 연락할 때는 언제나 연락이 잘 되면서, 선뜻 먼저는 너무 많이 연락하지 않는 태도?! 농담이(아니)다. 음, 가장 좋은 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글을 믿고, 편집자의 말에 귀 기울이며, 늘 독자들을 생각하는 태도’가 아닐까? 그렇지만 음. 저자는 태도로 말하지 않는다. 글로 말한다. 글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진심인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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