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안증을 상상의 세계의 것으로 전락시킬만한... 조너선 캐럴, 《나무바다 건너기》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05
최근 직장 동료와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눴다. 나는 부지불식간에 불안 증세가 나타나 잠을 설치고는 하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다, 라고 동료에게 말하였다. 나와 크게 나이차가 나지 않는 동료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사실은 자기 자신도 그런 불안 증세를 느끼곤 한다, 며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불안 증세의 근원은 함구하였고, 우리의 젊은 날에 대한 몇 가지의 이야기를 대화에 추가했을 뿐이다. 
 “우리는 과거의 우리를 보며, 멍청하거나 신기하다고는 여겨도 결코 그것이 내 본질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상한 모자나 커다란 양복 차림의 옛날 사진들을 넘겨보며 우리는 이야기한다. 저 때는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얼마나 순진했는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오히려 지금은 그때의 능력이 사라지고 없다. 그때는 하늘을 나는 법을 알았고, 숲으로 가거나 도서관을 빠져나가는 길을 알고 있었다. 오직 그들만이 도마뱀을 볼 수 있고 메워야 할 구멍을 메울 줄 안다.” (p.352)
 나는 지나온 과거를 후회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아니다.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인 타입 또한 아니다. 되도록 현실에 충실하자는 것을 모토로 삼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지나온 과거를 각색하여 상상하는 것은 좋아한다. 이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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