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자격] 회사로 돌아갈 수 없는 몸...과체중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적 활동(2)

희정
희정 인증된 계정 · 기록노동자
2023/04/12

* 이 글은 4월 출간 예정인 『일할 자격』의 <1장. 생산적으로 살아라?_성실하지 않은 청년들의 구직 활동> 일부 내용입니다.




“나도 선거에 나가려면 살을 빼야 되는 걸까?”

그러나 소라는 몸에 관한 고민을 입 밖으로 내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인정할 용기가 없었어요.”

입을 열고 말하는 순간 인정하는 셈이니까. ‘지금’의 몸이 나의 몸이라는 것을. 여성들의 몸에 관한 이야기를 팟캐스트로 진행하고 엮은 책 『말하는 몸』은 책 두 권의 분량에 걸쳐 내내 체중 이야기를 경유한다. 그것이 전혀 과하게 읽히지 않는 것은, 여성들이 얼마나 체중계 숫자판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레몬수 다이어트로 일주일 만에 살을 뺀 친구는 며칠 만에 원래 몸집보다 더 불어난 모습으로 나타났다. 가끔씩 누군가의 손등 위 잇자국과 상처를 눈치챌 때도 있다. 한 친구는 어떤 음식이든 늘 두 숟가락만 먹는다.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아무 말도 건네지 않는다.” ¹⁾

모른 척하고 넘어간다. 우리가 서로에게 침묵하는 이유는, 세상이 우리의 몸에 너무 많은 말을 걸기 때문이다. 얼굴 좋아졌네. 살이 올랐네. 밤늦게 먹어? 그렇게 관리를 안 해서 어쩌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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