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6/04
결혼 후 첫 살림을 잠실아파트에서 시작했다.
아마 밤중에 물 마시러 나왔던 것 같다.
거실에 나와 불을 켜는 순간 벽에  붙어있는 그것들을 보고 말았다.  거짓말 안 보태고 어른 엄지손가락 만 하고 아주 까맸다. 그게 바퀴벌렌 줄도 몰랐다.  첨 봤으니까.
불을 켜자 후다닥 순식간에 자취를 갖추었다.  너무 놀라서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남편을 깨워봤자 이미 자취를 감춘 것들을 잡을 수도 없을테고...
그 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대로 쟤들이랑 동거를 할 순 없지않은가.
밤마다 신경이 곤두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거실에 그것들이 돌아다닌다 생각하면.
약을 사고 파리채를 샀다.
크기가 너무 커서 약도 소용없고 너무 징그럽고 무서워서 파리채로 내려 칠 수도 없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진짜 풍뎅이만 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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