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삼쩜영] 대화의 순간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4/29

누군가와 친밀함을 느끼거나 가까워지고 싶을 때 인간은 소통의 욕구를 느낀다. 보고싶고, 이야기 하고싶고, 마음을 나누길 원한다. 수 많은 사람들 중 통화버튼을 먼저 누르게 되는 사람들은 대게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가까운 친구와 연인, 공통의 관심사로 마음을 공유하는 사람들.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부모의 특징 중 하나는 자녀와의 대화가 자연스럽고 많다는 점이다. 핸드폰과 함께하며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부모와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아이들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한다. 많은 가정의 경우 자녀들이 아빠보다는 엄마와 훨씬 더 친밀감이 형성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녀가 엄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대화를 나누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김범준의 저서 '아빠와 통하는 아이의 말'을 읽다가 발견한 내용이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고민이 생겼을 때 상담하는 주체에 대한 것이었는데, 친구에게 상담하는 비중이 50.4%라고 한다. 엄마에게 상담하는 비율은 29%이다. 아빠와 상담하는 비율은 얼마일까. 내심 5% 정도는 되지 않을까 기대를 살짝 했는데, 정답은 0.9%라고 한다. 천 명 중에 고작 9명 만이 아빠와 상담을 한 것. 

사실 대한민국에서 아빠의 포지션이 외롭지 않은가. 해 뜨기 전부터 미친 듯이 뼈 빠지게 일을 하고 돌아오면 아이들은 꿈나라로 가 있고, 그나마 맞벌이 하지 않고 혼자 가정을 영위할 정도면 능력자인 세상인데. 숨만 쉬면서 열심히 돈을 벌다 보면 뇌, 심혈관질환으로 40대에 하늘나라로 먼저 가거나, 기러기아빠가 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운 좋게 직장에서 오래 버텼지만 아이들과의 관계는 소원한 게 아빠의 현실이지 않은가. 

자녀와 일부러 대화를 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하지 못하는'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나 또한 아버지에게 크게 아쉬운 것이 없지만, 살갑게 대화를 하는 것은 어렵다. 매주 본가에 가지만 대화를 하는 것은 5분이 넘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평생을 일터에서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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