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희망에 휩싸인 동안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9/07
 
알 수 없는 이유로 잠이 깨어납니다. 잠이 드는 이유는 한 가지인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수많은 이유로 잠이 깨어납니다. 
모란이 가벼운 발짓으로 묵직한 무언가를 조금씩 공들여 바닥에 밀어 버린다든지, 밀려 드는 바람에 일정한 간격으로 창가에 버티컬을 밀어내는 소리를 듣는 다든지 소리의 끝은 갈래를 뻗어가며 더 깊숙이 파고들어 결국 감은 눈을 손가락으로 눈꺼풀을 들어 올립니다. 
쓰고 보니 나를 깨웠던 건 대부분 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늦게 까지 남아있는 감각 기관인 청력이 나를 깨우는 일을 하는 것.
 
서늘한 아침 공기가 일순간 무더워지고 있습니다. 서늘해져서 긴팔을 입어서 야하나 하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있는 순간에는 가을 같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여름이 불쑥 몸을 더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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