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와 고춧가루는 만나면 안 돼요? - 그런 법이 어딨어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2/01
이미지 출처. pixabay
꽈리고추찜의 식감은 재미있다. 
밀가루 옷을 입혀 한 김 쪄내면 보들하면서 녹진녹진해지는데 고춧가루와 갖은양념을 넣고 밀가루 옷이 벗겨지지 않도록 살살 버무려 주면 살짝 매콤하면서 포근하고 녹진한 그 맛은 정말 끝내준다. 조금 번거로운 점이라면 찜통에 넣기 전에 꽈리고추의 꼭지를 죄다 따야 하고 각각의 고추 몸통은 이따 양념이 잘 배어들라고 삼지창을 닮은 포크로 한 번씩 콕콕 찍어줘야 하는 귀찮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 

몸이 조금 귀찮음을 견디면 잠시 후 입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수년 전 어머님과 6개월 정도 함께 살았던 때가 떠오른다.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해서 상에 올려야 하나 고민하던 중 번뜩 떠오르는 꽈리고추 생각에 마침 냉장고에 장을 봐둔 꽈리고추를 꺼내 평소 내 방식대로 반찬을 만들었다. 며느리가 무슨 반찬을 만드나 흘깃 쳐다보시던 어머님이 고춧가루 양념을 버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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