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05/10
꽃은 치열하다. 피어나기 위해 뜨거운 태양과 몰아치는 비바람을 맞아낸다. 견디고 견뎌 꽃망울을 터뜨리고 꽃잎은 형형색색 물든다. 만개를 향해 나아가는 꽃은 언제나 칭찬받아 마땅하다.
 
  꽃을 피워내는 것은 나무다. 우리는 이것을 너무 쉽게 잊는다. 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해 잠시 잠깐 피고 지는 것에 아쉬워한다. 꽃을 피워낸 나무의 인고와 열심에는 관심이 없고, 꽃들에만 시선을 둘 때가 많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은 잠깐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이뤄내고 지탱해 주는 것에는 주목하지 못한다. 꽃은 잠시 피었다 지지만, 나무는 언제나 늘 그곳에 있다. 꽃은 없어도 푸르른 나무로써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주고 있다.
 
  그래서 나무는 성실하다. 땀과 눈물을 거름 삼아 자라나는 청춘처럼, 꽃이 있든 없든 사시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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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이 모두의 봄날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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