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아니면 도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4/10/23
두껍게 쌓인 먹구름을 손으로 떼어 휙- 던져버리고 싶은 아침이다. 새벽녘 창틀을 흔들어대던 거센 바람이 저 검게 물든 구름 더미들을 흘려 보내진 못한 모양이다. 소나기가 잦다. 가을 햇살의 따스함을 밀어내는 찬 바람이 우세를 점하고 쉽게 쏟아지는 차가운 빗방울에 성큼 다가온 겨울을 느낀다. 바짓단을 적시는 빗방울들은 추위만 선사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고민까지 끌고와 버렸다. 예측 불가의 날씨 덕에 빨래들이 쌓여간다.

"만약 내일도 비가 내리면 또 건조기 좀 빌릴게."

여동생에게 미안함을 담아 말은 꺼냈지만, 요즘 건조기를 빌리는 횟수가 너무 늘어났다. 여동생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듯하지만, 네 식구의 빨랫감도 무시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미안함이 커져간다. 오전에 확인한 일기예보 상으로는 비 소식이 없다. 하지만 저 어둑한 하늘은 예보를 의심하게 만든다. 세탁기를 돌려, 아니면 내일로 또 미뤄?

모 아니면 도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빨래 다시 돌리고, 건조기 빌려야지 뭐.

한가득 쌓아 둔 빨래들을 세탁기에 던져 놓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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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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