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탄생1] 3. 안아주기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3/06/02
화해가 아니라, 이해가 필요한 사이인지도 모르겠다. 꼭 안아주어야 한다. 나는... 안아주기로 했다.
엄마탄생 세번째 이야기 :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셨다.
이전과 달라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베란다에 키우는 천냥금 화분에 꽃이 피었다. 몇년째 키우면서 열매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검색해보니 빨간 열매를 보려면, 붓이나 면봉으로 인공수정을 해줘야 된다고 했다. 그렇구나! 그걸 왜 몰랐을까? 왜 이제껏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청자몽

어버이날 전에 주말에 하필 비도 오고, 한참 기침감기로 많이 아파서 친정어머니께 전화도 못 드리고 어버이날 당일에 전화드렸다가 서운한 소리를 들었다. 혼났다고 쓰는게 맞을 정도의 속상한 소리를 들었다. 못 참고 나도 같이 화를 내면서 전화를 끊었다. 죄책감과 무기력, 우울에 쩔어 며칠을 보내는데... 한 3일쯤 지나서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미안하다고 하셨다.

"간경변이 심해지고, 몸상태가 좋지 않아 그렇잖아도 화가 많이 나는데 서운한 마음도 들고해서... 너한테 화를 냈어. 미안해."

라고 하셨다. 

"아니에요. 그러신거 같더라구요.
화내실만 해요. 저도 잘한건 아니죠. 그렇다고 같이 화내면 안됐는데..."


흠.. 미안하다고 전화하신건데, 끊고나서도 애매한 기분이었다. 엄마한테 서운한 소리 듣고 시간이 지나면 그냥 뭐.. 그렇지 뭐. 하면서 유야무야 지나가는게 보통이었는데, 먼저 사과하시는게 드문 일이라 그랬던거 같다.




딸아이의 울음소리
그리고 엄마의 12살 때 이야기

DDP 회전목마 (~5/28). 인근 상권에서 2만원 이상 결제한 영수증을 가져오면 공짜로 탈 수 있었던 재밌는 행사였다. DDP에서 공짜로 회전목마를 타다니!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사람은 누구인가?! ⓒ청자몽

감기도 낫고 하여, 5월이 가기 전에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친정엄마, 남동생, 조카와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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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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