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편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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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편한 질문들

방역 강화 vs 방역 완화,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장영욱
2021/12/02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병상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정부는 방역 강화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며 거리두기 조치를 도입하는 대신 추가접종(부스터샷)과 의료체계 대응을 보강하는 방향의 "특별 방역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정부가 방역 강화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반발입니다. 지속되는 유행 가운데 제대로 장사를 못하던 자영업자들에게, 정부는 백신 접종을 마칠 때까지만 인내해달라고 설득해왔습니다. 접종률 70%를 넘기고 힘겹게 '일상회복'을 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결정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누르기엔 현 체계 내 손실보상의 범위나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현재 대응으로 위기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추가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리고 병상 확보도 한계가 있습니다. 유행이 잡히지 않으면 이미 지쳐 있는 의료진들에게 더 과부하가 걸립니다. 시민들의 '일상'과 의료진들의 '일상'에 괴리가 생깁니다. 의료진이 버티고 버티다 하나 둘 그만두게 되면 일손이 부족해져 코로나19 대응은 더 어려워집니다. 악순환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 상황을 '제로섬(zero-sum) 게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손해의 총량은 정해져 있되, 방역을 강화하면 자영업자가 힘든 대신 의료진이 편하고, 반대로 방역을 완화하면 자영업자는 이득을 보는 반면 의료진은 번아웃되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방역을 강화한 다음날엔 "자영업자의 눈물"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방역을 완화한 다음날엔 "의료진의 한숨"이란 뉴스가 나온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돌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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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는 방역 강화와 일상 회복이 제로섬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방역을 강화하여 사람들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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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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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국제 이주, 감염병 대응, 유럽경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불편한 질문'이 '좋은 정책'을 만든다고 믿으며, 여기선 그런 질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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