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언어를 말할 때마다 달라지는 인격, 언어로 다른 인격 장착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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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ist96 · 호기심 많은 기후생태활동가이자 한의사
2023/02/14
한국어를 할 때와 영어를 할 때, 고향 방언을 쓸 때와 표준어를 쓸 때, 회사에서 딱딱한 말투로 회의할 때와 연인과 알콩달콩 대화할 때,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코드 전환이라고 불리는 이런 현상을 아주 흔하다. 다른 언어를 말할 때마다 다른 자아가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의 원인으로는 우선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가 있다. 앞서 서술했듯 모국어(또는 고향 말)를 쓸 때는 감정이 많이 작용하고, 외국어를 쓸 때는 이성적 사고가 많이 작용하는 차이 때문에 페르소나가 달라진다. 또한 돌려서 완곡하게 말하는 고맥락 문화의 언어와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저맥락 문화의 언어에 내재된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직설적인 프랑스어를 말할 때는 '난 이거 싫어요. 맛이 고약해요' 같은 표현을 하는 자아가 활성화되고, 완곡한 일본어를 말할 때는 '글쎄요, 좀...'이라고 돌려 말하는 자아가 활성화된다. 
   
그 언어를 어떤 환경에서 익히고 쓰는가
이에 더하여, 다른 언어를 말할 때마다 다른 자아가 느껴지는 원인으로 각 언어를 배워온 개인적 환경의 차이도 생각해볼 수 있다. 체코에서 밴드를 하면서 음악하는 친구들과 사귀었던 프랑스인이 있다. 이 사람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체코어로 잘 하지만 다른 분야는 그만큼 잘 말하지 못한다. 체코어로 말할 때는 음악 밴드를 하는 자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떠올려 보자. 만날 호통치던 큰아버지 앞에만 가면 주눅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고 하자. 이제 큰아버지는 연로하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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