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있습니다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3/12/21
 너무 추워 산책을 접어야 할까 생각하다가 이 추위를 이겨보자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켜켜이 껴입은 옷으로 움직임이 더뎠다. 길은 녹지 못하고 얼어버린 눈의 잔해들로 여기저기 미끄러웠다. 제법 걸어도 몸은 쉽게 데워지지 않았다. 이 추위에도 꿋꿋하게 초록 잎을 달고 서 있는 가로수들이 보였다.

 캐나다에 머물 때 살던 아파트 앞 연두 나무가 생각났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는 부러 그 나무 앞에 오래 머물렀다. 눈부신 햇살이 등 따갑게 내리쬐었다. 바람은 서늘하여 제법 두터운 자켓을 걸쳐야만 했다. 가끔 선글라스를 잊고 나갈 때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햇살이 강렬했다. 연두 그늘 아래 서서 연두 사이로 들어오는 조각 햇살에 눈을 감고 가만히 바람 소리에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148
팔로워 160
팔로잉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