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 없는 창조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12/10
출처 - 픽사베이
   또 연말이 왔다. 또다시 미래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야기는 총량이 있을 테니, 회자되는 미래의 수만큼 과거는 지워질 것이다. 하지만 어떤 기발한 설명과 묘사로 그리더라도 번듯한 실체로서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끄트머리에 있는 아직 짜이지 않은 실 꾸러미일 뿐이다. 

   풀려나온 실은 이제껏 짜인 형태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천은 더 늘어나겠지만, 이제껏 짜인 틀을 벗어나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는 어느 지점이나 과정을 훌쩍 건너뛰어 도달할 수 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런 도약으로 건너가서 만날 수 있는 시공時空이 존재한다면 과거는 무력해질 것이다. 건너뛰는 것은 시공의 어느 부분을 과정에 넣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 

   미래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창조다. 20세기 후반부터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더 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인, 기업인, 행정가… 특별히 누구라고 지칭할 것 없이 창조를 이야기한다. 특별한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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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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