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은, 괴롭지만, 즐거운 것 by 의현씨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4/29

뭔가에 꽂히면 과하게 몰입하는 성향이 있다. 불량주부는 요즘 흙놀이에 푹 빠져있다. 하루 종일 머릿속에 그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누군가와 대화를 해도, 밥을 먹어도 딴 생각만 가득하다. 재봉틀에 빠져있을 때는 잠이 많기로 유명한 내가 하루에 3시간씩 자며 패턴을 그리고 원단을 자르고 재봉을 하는 것에 몰두했다. 수영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2년 동안 쉬는 날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장을 갔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췄을 때 강제적으로 뭔가에 몰입하지 않는 시간이었다. 공허함과 홀가분함이 공존하는 순간을 즐기는 와중에 운명처럼 얼룩소를 만났다. 지금 내가 빠져있는 것은 글쓰기와 식물 가꾸기이다. 노트북 앞에서 몇 시간씩 자판을 두드리는 나를 보고 남편은 취미생활에 너무 열정인 것 아니냐며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집안 살림이 뒷전이 될 때가 잦아졌다. 언제 사 놓은지 모르는 대파의 존재를 잊고 있다 저녁에 계란말이를 ...

의현씨 · 종암동에 살고 있는 1991년생 인간

2023/04/29

몰입은, 괴롭지만, 즐거운 것

생활/사건사고+6 문화/예술 사상/철학/역사+4

뭔가에 "몰입"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뭔가에 "깊게" 파고든 다는 것은 참 뭔가 처음에는 재미있는 무언가로부터 시작되는 거 같습니다. 단순한 "호기심" 으로 시작하는 것은 얕게나 깊게나 "파고드는" 것은 맞지만, 그 깊이는 그 호기심이 "재미"가 되고 "내 것"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입니다.

참 이상하게도, 저는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끝장까지 봐 버린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주 어릴때 재미로 만져보기 시작한 컴퓨터는 다루는 거를 시작해 컴퓨터 하나를 "뚝딱" 조립을 해서 끝장을 봐 버렸다던가. 고등학교 때 갑자기 빠져버린 커피로 민간 바리스타 자격증을 하나 따버린다던가 하는 참 신기한 몰입의 경험을 많이 겪어서인지, "몰입" 이라는 것은 뭔가 알 수 없는 재미, 알 수 없는 쾌감 혹은 그 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