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4/16
9년이 흘렀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과제를 위해 자료를 검색하던 중, '세월호 전원 구조'라는 기사를 클릭하고 그대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때 그 장면이 잊히지 않습니다. 밝은 햇빛이 내리쬐던, 하지만 어두운 조명탓에 그늘진 것 같았던 도서관, 컴퓨터가 늘어진 좌석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아 건너편에서 과제를 하던 친구의 모습을 틈틈이 훔쳐보던 그날. 우연찮게 누른 그 기사에 어째서 눈물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전원 구조'라는 단어를 읽었음에도 이성보다는 감정이 먼저 눈물 스위치를 눌러버렸습니다.

수업을 듣고난 뒤, '오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정하고 싶었던 그 사실이 부정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가득한 한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보고, 눈가가 붉어진 아버지를 보고. 연일 부모님께서는 세월호에 대한 뉴스만 틀어놓고 한숨만 내쉬곤 하셨습니다.

남의 자식이라 할 지라도, 나의 자식의 모습과 투영되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인가, 그제서야 깨달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이리 마음이 가는 것인지. 왜이리 세월호란 단어를 보기만 해도 눈물이 먼저 새어나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렴풋한 추측만으론, 첫 제자들이 모두 고등학생이 되었을 시기이기에. 내가 예뻐했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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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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