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의 詩食會
2024/03/31
로드무비
이민하
맨 처음의 당신과 마지막의 당신
사이에 내가 있다
우리는 걷는다 팔짱을 끼고
새벽의 공장에서 자정의 극장까지
맨 처음의 당신은 사진 속에 누웠다가도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온다
마지막의 당신은 복면을 쓰고 지나가지만
나는 그의 팔을 붙잡고 맨 처음의 당신을 소개한다
우리는 걷는다 팔짱을 끼고
맨 처음의 당신은 앞모습만 보이고
마지막의 당신은 뒤통수만 보이고
서로 자리를 바꾸어도
얼굴은 따로따로
거울가게 앞에서 문득 멈추면 걸음은 모두 포개지고
당신의 얼굴과 나의 얼굴
서로 자리를 바꾸어도
걸음은 따로따로
당신의 팔인지 나의 팔인지 넝쿨처럼
옆구리를 찌르며 허공을 엮으며
우리는 걷는다 팔짱을 끼고
거리의 풍문에서 숲속의 비문까지
보폭이 다른...
@적적(笛跡) 님표 스프가 너무 맛있어 나는 가노란 말도 못다 이르고 조용히 자리를 일어난 그 분의 심정은 봄이 오면 떠나는 겨울 흔적이 남은 꽃샘추위처럼~
@적적(笛跡) 님표 스프가 너무 맛있어 나는 가노란 말도 못다 이르고 조용히 자리를 일어난 그 분의 심정은 봄이 오면 떠나는 겨울 흔적이 남은 꽃샘추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