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거인의 어깨 위에서 만난 행운 01 (재능과 창의성09)

badacopy
badacopy · 작가, 강사
2024/02/26
창의성, 거인의 어깨위에서 만난 행운
     
Georg Baselitz, Sitzbank, 2020, Oil on canvas, 270 × 207 cm
*작품 설명: 게오르그 바젤리츠는 '시츠방크'(2020)에서 오토 딕스의 유명한 초상화인 너덜너덜한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는 노부모의 모습(1924년작 '예술가의 부모')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것이다. 딕스의 부모님과 비슷한 자세로 앉아있는 자신과 아내 엘케의 이중 초상화인 이 그림은, 최근 작가가 개발한 '접촉 인쇄'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실루엣은 두 캔버스를 서로 밀착시킨 후 물감이 남긴 흔적의 결과물이다. 이 과정을 통해 소파의 윤곽선을 따라 얇게 떠 있는 부부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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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를 읽어본 적이 있어요?”
“저는 무협지나 추리소설을 그리 즐기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는 알죠. 다들 뻔한 스토리잖아요. 연애소설들이 그런 것처럼요.”
“그러면 어떤 종류의 소설을 즐기나요?”
“휴먼드라마라고나 할까, 뭐 그런 게 저는 좋아요.”
“영화로 예를 들면 <길버트 그레이프> 같은 것입니다.”

“아, 예. 나도 좋아합니다. 그 영화. 마지막 장면이 기억나는군요. 어머니가 죽은 뒤 집에 불을 지르고 고향을 떠나는데, 사랑하는 여자가 구원자로 등장하잖아요. 착한 주인공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다가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의 도움으로 행복을 찾게 되는 해피엔딩 스토리죠.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이지만 남녀의 역할을 바꿔 놓는 바람에 새로운 느낌이 들어요. 불쌍한 아버지를 돌보는 딸 이야기가 아니라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 이야기인 데다가 그 아들의 구원자로는 여자들이 등장해요. 만일 모든 무협지나 추리소설이 뻔하다면 휴먼 드라마들도 역시 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가 즐기는 유형의 드라마는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 빠져 많이 읽거나 보다 보면 그런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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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저작물의 저자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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